금융에서 기술로: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

드디어 시작했다.

몇 년 동안 포럼을 기웃거리고 콘텐츠를 소비하기만 하다가, 이제 디지털 세상의 커튼 뒤에서 나와 보려 한다. 이 블로그는 나만의 놀이터이자 생각을 실험하는 연구실이다. 아직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. 그러니 우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부터 짧게 소개해 보려 한다.

나는 2014년부터 거의 10년 동안 주식시장을 파고들었다. 새로운 세대가 수수료 없는 앱으로 투자를 배웠다면, 나는 주식 한 번 사고파는 수수료가 괜찮은 저녁 한 끼 값보다 비싸던 시절을 기억한다. 그 경험과 운 좋게 맞아떨어진 시기가 지금의 사고방식을 만들었다.

무슨 뜻이냐고? 하루하루, 틱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스물다섯 살이 될 때까지 직접 겪은 일들을 적어 보면 이렇다.

  • 바이오테크 붐
  • 중국 부동산시장 급락
  • 유가 폭락
  • 트럼프 관세 전쟁
  • XIV 붕괴
  • 코로나19 시장 폭락
  • 세 차례의 암호화폐 호황과 불황
  •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변화
  • 브렉시트 국민투표
  • FAANG 주식의 급등
  • 게임스톱 쇼트 스퀴즈
  • SPAC 붐

2018년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졸업한 뒤 트레이딩에 완전히 몰두했다. 낮이고 밤이고 화면을 들여다봤고,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. 졸업 후 5~6년을 그렇게 보냈다. 꽤 긴 시간이다. 그 정도 했으면 잘됐을 것 같지 않은가.

스물다섯이 되어서야 “건강이 재산보다 중요하다”는 말의 뜻을 제대로 알았다.

어른들은 일찍부터 그런 말을 해 주지만, 젊을 때는 좀처럼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. 긴 노동시간은 내 몸을 빠르게 망가뜨렸다. 거기에 2019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무릎과 다리를 다쳤고, 왼쪽 어깨의 석회화 때문에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받았다. 참 즐거운 시절이었다.

그렇다고 추억이나 늘어놓으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. 몸에서 생기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. 기술이라면 언젠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나를 다시 도울 수 있지 않을까. 핵심은 확장성과 자율성이었다. 높은 수준의 수학과 자동화된 시스템을 결합하면, 건강을 되찾기 위해 치를 만한 꽤 괜찮은 대가처럼 느껴졌다. 그래서 기술에 끌렸다. 힘든 일은 일찍 해 두고, 그 결실은 오래 누리는 것.

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드폴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. 이 공간을 내 한계를 밀어붙이고 오래된 믿음에 질문을 던지는 곳으로 쓰고 싶다. 이미 아는 것 안에 머물 수도 있겠지만, 그러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.

특히 이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.

“정당한 방법으로는 이길 수 없는 악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? 악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손까지 더럽힐 것인가? 아니면 악에 굴복하더라도 끝까지 정의롭고 올바른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?”

기술은 이제 대부분의 사람이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. 그 힘은 우리를 위해서도, 우리에게 맞서서도 쓰일 수 있다. 진정으로 좋은 일을 하려면 때로는 반대편의 본질까지 이해해야 한다. 거기에도 배울 것은 있다.

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, 나는 이 여정을 즐겨 보려 한다 :)

-- david